며칠전에 재미있는 글을 보았습니다. 육군 4대 꿀보직이라고 하면서 장간교조립, 155미리 야포, 81미리 박격포 그리고 90미리 무반동포를 들던 글을 보았기 때문인데요. 사실대로 말하자면 이건 100프로 유머를 위한 내용입니다. 절대로 이들은 군대 꿀보직이 아니지요. 정확히 말하자면 육군 4대 꿀보직이 아니라 헬보직이라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꿀사단을 찾으시는 분들도 많으시던데요. 꿀사단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시작부터 잘못되었습니다. 보직마다 하는 일이 다른 것이지 사단별로 그 차이를 단정짓기는 힘듭니다. 그렇게 꼭 나누자면은 전방철책근무나 해안근무가 있고 없고를 제외하고는 모든 사단이 거의 비슷합니다. 그나마 조금 더 나누자면은 일반적인 보병사단과 자주장비와 장갑차로 기동성에 특성화를 시킨 기계화사단으로 구분할 수 있겠지요. 결론은 어기가 편하고 아니다는 사단이 아니라 보직으로 나누어 보아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저는 군생활을 하면서 많은 보직들을 보았습니다. 군대에는 정말 무궁무진하게 많은 부류의 보직종류들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직마다 편하고 안편하고가 차이가 나며 그 정도가 심할수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똑같은 보직안에서도 맡은 바가 달라져 누구는 힘들고 누구는 편하고가 정해지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재가 군생활을 하면서 봐온 보직들 중에서 편한 보직과 또 그렇게 편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보직이지만 그 안에서도 잘 떨어지면 꿀보직이 될 수도 있는 보직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행정병
밖에서 군대에 군자도 모르는 분들도 행정병은 편하다고 알고 있을 정도로 행정병은 편한 보직의 트레이드마크입니다. 하지만 이는 틀린 말입니다. 재가 본 대부분의 행정병들은 너무 많은 업무량을 소화하고 있었으며 설상가상으로 군대의 컴퓨터는 거의 정말 구리기 때문에 작업속도도 자기의 원래의 속도만큼 내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야근을 달고 사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행정병도 그 나름입니다. 어디 조용하고 사람이 없으면서 맡은 임무가 중요하고 민감한 부위라 딸린 간부의 수가 많은 곳의 계원성격의 행정병이 된다면은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일단 조용하니 사람이 별로 없구요. 탄관리나 전문적인 일들을 수행하는 곳이라면 일하는 간부의 수도 많고 병사에게 따로 맡기지 않기때문에 말 그래도 행정업무만 수행하여 주시면은 됩니다. 물론 얘들도 탄을 세는 날은 좀 힘들지만요.
2. 운전병
아마도 행정병 다음으로 운전병이라는 보직이 꿀이라고 알려져 있을 겁니다. 사실도 어느정도 그렇습니다. 행정병이 밖에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것만큼의 꿀보직은 아니지만 운전병은 꿀의 비율이 더 높다고 해야하나요? 일단 운전병들은 일의 업무상 어쩔 수 없지 밖으로 자주 나가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졸음운전을 하면은 큰일이지요. 그래서 야간에 근무를 덜 세웁니다. 다른 보직의 병사들이 많은 부대라면은 어떤 곳은 운전병은 아예 근무를 안세우는 곳들도 있지요. 그리고 레토나(지휘관차량)운전병을 하게 되면은 어디든지 거의 90프로 이상은 근무를 세우지 않습니다. 야간근무는 물론이고 주간근무까지도요. 지휘관은 밖으로 자주 들락날락하거든요. 운전병이 근무서고 있으면은 못나가겠지요?
물론 운전병도 모든 때에 꿀보직인 것은 아닙니다. 겨울이나 이렇게 날씨가 험악해지면 손이 죽어납니다. 겨울이라고 차량관리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오히려 겨울에 차가 더 맛탱이가 잘 가서 관리는 더 잘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보직에 부사수역활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운전도 겸하는 운전병은 진짜로 최악입니다. 예를 들면 이동간 차량이 필수적인 즉 자주성이 없는 무기의 운용을 위해서는 차량이 배정되는데 그 차량을 운전하는 운전병들은 그 무기의 부사수역활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차는 차대로 몰고 근무는 근무대로 서고 또 내가 훈련소나 후반기교육에서 배운적도 본적도 없는 애들도 다루는 법을 배워야하고 검열때는 또 시험도 봐야됩니다. 거의 헬이죠.
3. 취사병
얘는 이전에 말씀드린 보직들과는 달리 확실히 헬보직이라고 명성이 자자합니다. 아침에 매일같이 새벽취사때문에 남들보다 일찍일어나고 일과시간이 끝나고도 군인들의 입은 일과가 끝나는것이 아니기 때문에 석식준비도 하느라 개인정비시간이 모자랍니다. 시간만 모자란가요. 그만큼 힘도 정말 많이 듭니다.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분기마다 돌아오는 취사병 위로휴가와 민간인 조리사가 해주는 특별한 음식들뿐... 정말 힘들고 기피보직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곳에서 그런것은 아닙니다.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꿀을 드시고 계신 취사병들이 계시지요. 작전진지가 있는 부대처럼 원래 배정된 인원보다 실제 주둔지 인원이 적은 곳의 취사병들이 꿀보직인데요. 취사병 정원은 원래의 병력만큼 배정되지만 실제로 주둔지에 인원들은 그보다 훨씬 못하기에 일단 취사병 한명당 준비해야 하는 인원수가 확실히 줄어들게 되기때문에 밥하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심하면은 밥하는 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더 긴 부대도 있습니다. 재가 있던 곳이 그랬습니다. 그리고 취사병이 그렇게 흔하게 되면은 한명의 취사병이 새벽에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서 밥을 준비하는 새벽취사도 매일같이 할 필요가 없습니다. 며칠의 간격을 두고 새벽취사를 갑니다. 그런데 취사병은 원래 근무를 안서거든요. 그말인 즉슨 이렇게 사람이 적은 곳에서는 다른 병과의 애들은 사람이 없어서 야간에 오히려 근무를 더 들어가는데 취사병은 오히려 덜 들어가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보다 더 심한곳이 있습니다. 바로 독립중대에 취사병입니다. 얘네들은 더구나 더 건들지도 못합니다. 취사하는 곳에 짝박혀 있거든요. 그리고 대신 밥을 할 인원이 없을 경우는 작은 일단위의 훈련은 식사준비로 빠지기도 합니다.
4. 통신병
우리가 생각하는 통신병은 무전기를 잡고 있거나 어딘가에 앉아서 전화를 받고 누군가에게 이어주는 통신병을 생각합니다. 네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일부분의 모습일 뿐입니다. 통신병 중 야전가설병의 경우는 어디 훈련만 나가면은 안테나를 펴기 바쁘고 심지어 40kg에 육박하는 야전통을 등에 메고 다녀야 합니다. 야전선깔러 하루종일 돌아다니지요. 무거워 죽는 것은 둘째고 무릎이 아픕니다. 완전 무거운데 또 훈련지는 거의 산악지형이다보니 오르내리는 일이 잦거든요. 그리고 무선장비운용병이라고 하더라도 무전기를 메고 뛰기 때문에 일반적인 보병들은 다독군장으로 몸이 가벼운 반면에 얘는 무전기만 하더라도 20kg정도는 하기 때문에 남들의 몇배의 무개를 짊어지고 뛰어야 합니다. 이럴 경우는 일반 1111소총수가 오히려 편하겠지요. 그리고 얘들은 뭘 외우거나 공부할것도 통신병에 비해서 딱히 없구요. 괜히 통신병했다가 되려 힘들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환대나 저기 어디 레이더로 적군들 탐지하는 곳에서의 통신병은 개꿀입니다. 교환대는 말그대로 앉아서 전화오면 연결해주는 역활을 합니다. 일반적인 부대에서는 그냥 통신병이 이 임무도 겸하지만 큰 곳의 경우는 교환임무만을 수행하는 통신병이 따로 있거든요. 그리고 저탐레이더처럼 어디 짱박혀 있는 곳의 통신병은 진짜로 눈치볼 간부나 사람들이 없어서 개편합니다. 내려오기가 싫을 정도이지요.
5. 암호병
이들은 부대의 다크템플러입니다. 어디에 있는지 알기가 힘들고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인 간부나 병사들은 들어갈 수 없는 곳에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암호관리를 하는 애들의 경우 비밀인가를 받아서 아무나 수행하지 못하는 임무들을 하기 때문에 아무나 쉽게 건드리지를 못합니다. 암호병에 대해서는 알고있는 바가 이것이 전부라 말을 더 할 수는 없지만 확실한것은 터치를 받는 꼴을 본적이 거의 없었다는 것입니다. 암호병은 또한 그 수가 적기 때문에 눈치봐야할 선임의 수도 적어보였구요.
6. PX병
피돌이라고 불리는 꿀보직의 대명사 px병입니다. 얘는 확실히 일과가 px를 관리하는 역활이라서 그런지 일과시간에는 정말 꿀보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100프로 반박불가입니다. 왜냐하면 일과시간에 px에 있는 것이 일인 것도 있지만은 일과시간에는 px에 병사들이 들어오지 못합니다. 간부들만 들어갈 수 있지요. 그말은 일과시간에는 오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물론 비공식적으로는 px에 있는 컴퓨터로 뭘하는 애들도 있었지만 그런 행동은 잘못된 행동으로 영창감이구요. 검정고시나 간단한 공부정도는 겸하는 애들이 많더라구요. 재가 있던 부대에 피돌이는 그렇지 않았지만 저의 실친이 그랬습니다. 얘는 컴퓨터도 썼고 후임한테 물려주기도 했다는데 정신나간놈입니다. 영창갈라고... 여튼 그만큼 여유롭다는 뜻이겠지요.
물론 이건 일과시간 중의 px병의 모습이구요. 일과가 끝나면은 다릅니다. px가 활발한 시간은 병사들이 일과가 끝나고 환복하고 쉬는 시간입니다. 이제 px병은 제대로 된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특히나 부대에 인원이 많은 곳이라면은 헬입니다. 끝없는 줄을 보게 되지요. 더구나 그렇게 되면 정신이 없는데 그래서 물건을 몇개 놓치거나 훔쳐가는 것을 발견하지 못한다면은 재고가 맞지 않아서 자신의 돈으로 채워넣어야하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합니다. 실제로도 짬이 안되는 피돌이들은 한번쯤은 채워넣은 적이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생각보다 애들이 많이 훔쳐갑니다. 누가 피엑스병을 군대 꿀보직이라고 했던가요. 물론 역으로 짬을 먹고 누군가 한개 계산한것을 두개로 찍어서 자신은 공짜로 음식을 취하는 병사도 보기는 봤습니다. 결국엔 바뀌는 화면을 빠르게 캐치한 병사가 신고하여 영창하고 개는 px병에서 짤리는 일도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너무 다른 이야기로 셌네요. 여튼 그렇구요. 그럼 반대로 부대에 사람수가 적으면은 px병이 꿀보직이 아니냐고 할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아닙니다. px병은 취사병보다도 개인정비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근무를 안세우지요. 그런데 사람이 없으면은 근무를 설 사람이 적다는 소리고 그렇게 되면은 피돌이도 일없는 야간에는 근무를 돌리게 됩니다. 최악입니다. 주간에는 주간대로 일하고 개인정비시간에도 일하고 야간에는 근무서고 헬입니다. 소설쓰지말라구요? 재가 있던 부대에 피돌이가 이랬습니다.
7. 레이더병
이 병과에 애들은 같이 살아본적이 없습니다. 휴가때만 간혹 보이더군요. 평소에 뭐하고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재가 본 애들은 저고도 탐지 레이더병이었는데요. 하늘을 탐지하는 애들이라서 그런지 산이나 높은 곳에 위치한 진지에서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타 전투중대애들과는 달리 돌아가면서 임무를 맡을 소대가 없어선지 자대에 전입을 와서 얼굴좀 비치다가 한번 산에 올라가면은 한번씩 볼때마다 계급이 바뀌어 있더군요. 아니면 휴가라고 내려오고나요. 저랑 3주차이나는 동기의 동기가 레이더병이어서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그 동기의 말로는 지는 내려가기 싫답니다. 여기가 좋답니다. 주둔지 생활이 별로라네요. 자기가 봐도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 꿀이랍니다. 그러면 뭐... 말 다했죠. 아마 이렇게 어디 박히는 레이더병은 육군뿐만이 아니라 해군이나 공군도 있다고 들었는데 확실치는 않지만 여튼 육군에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