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자취를 합니다. 그래서 생수를 사먹어야 하는데요. 하루에 평균적으로 물을 2리터를 마시는 저로써는 생수를 사먹는 비용을 한달로 계산하면 은근히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얼마전부터는 수돗물 끓여먹기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수돗물이 세계수준으로 그렇게 깨끗하고 안전하다길래 믿고 마셨습니다. 그런데 오래 끓여도 그 특유의 이상한 냄새가 없어지지 않는겁니다.



 저는 냄새가 나는 이유가 재가 물을 덜 끓여서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수돗물에 염소와 지오스민이라는 물질이 냄새를 일으킬수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얘네들은 수돗물을 끓이면 냄새제거를 할 수 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물을 팔팔 끓였습니다. 그리고 공기중에 개방된 상태로 1시간정도 나두었습니다. 공기중에 놔두어도 냄새가 날라간다고 하는 답변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근데도 냄새가 납니다. 맛도 비릿합니다. 분명 염소와 불소처럼 수돗물 냄새의 원인들은 끓이면 없어진다던데 아무래도 다른 이유가 있어보였습니다. 생각해보니 재가 살고 있는 이 건물이 20년은 되었는데 리모델링으로 겉만 깨끗해 보이는 것이지 안에 속사정을 알 수 없었습니다. 수돗물이 타고오는 배관이 아무래도 의심이 되었습니다. 딱히 다른 이유가 보이지는 않았거든요. 물도 밖에 내놨고 10분이 넘게 끓였고요.



 재가 지금 살고 있는 건물처럼 오래된 건물들은 처음에 지어질 때 시공사들이 단가를 낮추기위해서 아연도강관을 배관으로 많이 사용했다고 합니다. 가격이 저렴했거든요. 그런데 이런 종류의 배관들은 부식이 정말 쉽게 일어납니다. 그래서 해당 배관을 타고 흘러오는 수돗물이 육안으로는 깨끗해 보이더라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지요. 사실 멀쩡한 배관들도 시간이 오래 지나면은 부식이 되는데 하물며 20년이 지났고 어떤 배관을 썼는지도 모르는 곳에서 생각해보니 수돗물이 정상일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이렇게 부식된 배관을 타고 흘러온 수돗물들은 중금속을 포함하기 쉬운데 이 중금속들은 고온에서 아무리 오래 끓여도 제거가 되지 않습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우리에게 알려주는 일반세균, 대장균, 아연, 망간 그리고 알루미늄과 같은 이물질수치들은 정수장에서 측정하는 수치들입니다. 배관을 타고 오기도 전에 수돗물을 가지고 시행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의 상태와는 다르죠. 그래서 저처럼 이것만 믿고 수돗물 끓여먹기를 하는것은 안전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일단 지금 생수가 없기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보리차를 많이 우려내서 그 냄새를 덮어서 먹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고나니 찝찝해서 마시기가 힘드네요. 역시나 수돗물을 아무리 끓인다고 하더라도 식수로 마시면 안전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겠습니다. 저는 남들과 다르게 술이나 담배 및 커피를 마시지 않으니 다른사람들이 기호식품에 들이는 돈을 물에 들인다고 생각하고 생수를 사먹어야 겠습니다.



 그래도 지어진지 얼마되지 않는 곳에서 사시는 분들에게는 저와는 달리 수돗물 끓여먹기가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수돗물 자체로만 보면은 우리나라 수돗물이 정말 깨끗한 편이거든요. 최근에 시공된 곳이라면 배관도 깨끗할 것이고 수돗물을 끓여 마시면 식수로도 속색이 없어보입니다. 사실 물을 돈내고 마신다는 생각을 하니 정말 아깝어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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